《신의 계율을 깨다》

제10장: 황금 신전을 향하여

digital-nagane 2025. 3. 20. 10:07

제10장: 황금 신전을 향하여

 

밤하늘에는 희미한 별빛이 떠 있었고, 불꽃이 흔들리는 캠프에는 전투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아렌과 레나는 이제 버려진 자들과 동맹을 맺었지만, 그것이 완전한 신뢰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칼릭이 모닥불 옆에서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 “이제 너희가 우리와 함께한다면, 황금 신전까지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했지. 하지만 그 전에 준비해야 할 게 있다.”

아렌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 준비?”

칼릭이 손짓을 하자, 한 명의 전사가 오래된 양피지를 가져왔다. 그것은 낡고 바랜 지도로, 황금 신전의 위치가 어렴풋이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경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곳에서 신전까지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칼릭이 설명했다. “하나는 북쪽 계곡을 통과하는 것. 거긴 비교적 안전하지만, 귀족들의 감시망에 걸릴 가능성이 크지.”

“그럼 다른 길은?” 레나가 물었다.

칼릭이 손가락으로 지도에서 남쪽을 가리켰다. “이쪽은 험준한 바위산을 넘어야 하지만, 누구도 감히 그 길을 가지 않아. 위험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거든.”

아렌은 지도를 바라보았다. 두 길 모두 쉽지 않았다. 귀족들의 감시를 뚫을 자신은 없었고, 그렇다고 위험한 생물들이 가득한 길을 가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선택은 너희에게 맡기지.” 칼릭이 덧붙였다. “하지만 조심해라. 잘못된 선택은 죽음을 부를 수도 있어.”


밤이 깊어지고, 아렌과 레나는 모닥불 옆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할 거야?” 레나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렌은 침묵을 지켰다. 벨루미아가 그의 손에서 희미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마치 답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벨루미아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우리는 남쪽으로 간다.”

레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그곳에는 무슨 괴물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그렇지만 귀족들에게 잡히는 것보단 낫겠지.” 아렌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이 꽃이… 우리에게 길을 보여줄지도 몰라.”

레나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좋아. 네 판단을 따르지.”


다음 날, 그들은 남쪽 바위산을 향해 출발했다. 칼릭이 직접 길을 안내했고, 몇 명의 전사들이 그들을 따라갔다.

바위산에 들어서자, 공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산속은 바람이 거칠게 불었고, 주변에는 기묘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이곳을 지배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곳에 정말 괴물이 있는 거야?” 아렌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칼릭이 씁쓸하게 웃었다. “설마 단순한 전설이라고 생각했나?”

그때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낮고 거친 포효가 바위산을 뒤흔들었다.

그들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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