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계율을 깨다》

제37장. 내부의 전장

digital-nagane 2025. 4. 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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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드가 떠난 뒤에도 린벨 성의 공기는 결코 가라앉지 않았다.

지아드는 성문을 나서며

“백작의 판단은 곧 린벨을 위기로 몰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고, 그 말은 마치 저주처럼 성 안에 잔잔히 퍼져갔다.

하인들의 눈빛은 동요했고, 일부 장교들은 침묵 속에서 상반된 명령을 따르는 것에 갈등하고 있었다.

 

린벨 백작은 자신의 밀실에 아렌과 이안, 레나, 칼릭, 라움을 모두 불러들였다.

작은 원형 테이블 앞에 그들이 둘러앉자, 백작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 이 성 안은 두 개의 흐름으로 나뉘고 있소. 하나는 나의 명을 따르는 흐름, 그리고 또 하나는 지아드를 따르려는 이들. 겉으로는 아직 충돌이 없지만, 물밑에서는 이미 움직임이 시작되었소.”

 

아렌은 벨루미아를 가슴에 품은 채 물었다.

 

“지아드는 성 밖으로 나가며 무언가를 꾸미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백작님의 군 안에서 그의 세력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면, 빠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맞아.”

이안 경이 말했다.

 

“이건 이제 정치가 아니라, 전쟁이야. 우리는 지아드가 린벨의 힘을 통째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대비해야 해.”

 

레나는 조용히 지도를 펴며 말했다.

 

“지아드의 세력 중 일부는 마법사 집단과도 연결돼 있을 수 있어요. 그의 마법 방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무언가 더 조직적인 지시였을지도 몰라요.”

 

그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백작이 고개를 끄덕이자, 경비병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보고드립니다. 북쪽 망루에서 지아드의 측근 중 한 명이 몰래 메시지를 주고받은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아마 외부와 접선 중이었던 듯합니다. 현재는 추적 중이지만, 이미 성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백작은 눈을 감고 긴 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하게 선언했다.

 

“지금부터 린벨은 비상 체제로 돌입하겠소. 지아드와 그를 따르는 자들은 반역자로 간주하겠소. 동시에, 나는 아렌과 이안 경을 공식 동맹으로 선언하겠소.”

 

경비병이 나가자, 백작은 아렌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부터 당신은 진실의 사자일 뿐 아니라, 린벨을 지킬 자이기도 하오.”

 

아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을 전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진실을 지키기 위한 전장에 선 것 같습니다.”

 

칼릭이 검을 조이며 말했다.

 

“우리의 싸움은 이제 안에서 시작됐군.”

 

레나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안의 싸움은… 곧 밖으로 번질 거예요.”

 

바깥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린벨의 중심, 그 조용한 밀실 안에서는 조용히 불이 켜졌다.

작은 촛불 하나. 그것은 곧 다가올 격동의 밤을 준비하는 하나의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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