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계율을 깨다》

제2장: 추적자들

digital-nagane 2025. 3. 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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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추적자들

 

달빛이 희미하게 비치는 숲속, 아렌의 거친 숨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발밑의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그는 온 힘을 다해 숲을 가로질러 달렸다.

"저놈을 잡아라!"

멀리서 들려오는 외침이 아렌의 등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럴 수가…! 단순히 꽃을 보러 온 것뿐인데!'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는 평범한 농부였다. 하지만 숲속 폐허에서 귀족들의 금지된 의식을 목격한 순간, 그는 더 이상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숲의 그림자 속에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쫓아오는 자들은 단순한 병사들이 아니었다. 귀족들에게 고용된 추적자들. 어둠 속에서도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 자들.

'잡히면 끝장이다.'

아렌은 이를 악물고 더 깊은 숲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발을 헛디뎌 바위에 부딪히며 그대로 쓰러졌다. 팔과 무릎이 바닥에 긁혀 따끔거렸지만, 아렌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저놈이 여기 있다!'

어디선가 횃불이 빛났다. 불빛이 점점 가까워지며 나뭇잎 사이로 번져왔다.

숨을 죽인 채 주변을 살폈다. 앞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있었다. 뒤로 가면 추적자들에게 잡힐 것이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이곳을 내려가야 했다.

'선택할 시간이 없어!'

아렌은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 낙엽과 나뭇가지가 그의 몸을 감싸며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충격으로 몸이 땅에 닿았을 때, 눈앞이 잠시 흐려졌다.

“흠…!”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그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겨우 숨을 가다듬고 주변을 살폈을 때,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보랏빛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꽃. 벨루미아(Bellumia).

아렌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설마… 이게 진짜 벨루미아인가?'

그는 떨리는 손으로 꽃을 만져보았다. 부드러운 꽃잎이 손끝에서 흔들렸다. 그런데 그 순간, 벨루미아가 희미하게 빛을 내며 그의 손끝을 감싸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를 부르고 있는 듯했다.

눈을 감자,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마치 먼 곳에서 신비로운 존재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 같았다.

'이건… 신들의 소리?'

그러나 이윽고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추적자들이 절벽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아렌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벨루미아를 조심스럽게 따서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이 꽃이 그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그리고 신들의 세계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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