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나그네 36

《모비 딕》 – 바다를 향한 집착, 인간을 향한 질문

📘 책으로 걷는 시간 ㉛1. 걷기 전에“Call me Ishmael.”“나를 이슈메일이라 부르시오.”이 짧은 문장은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첫 문장 중 하나로 꼽힌다.그리고 이 한 줄이 바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 광기 어린 복수, 인간의 숙명으로 우리를 이끈다.허먼 멜빌의 『모비 딕』은 고래잡이를 다룬 해양소설로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내면, 문명과 자연, 신과 존재에 대한 질문이 겹겹이 쌓여 있다.책을 읽는다는 것은 고래를 쫓는 일이 된다.끝이 보이지 않는 추적 속에서, 독자는 끊임없이 묻는다.“왜 인간은 모비 딕을 쫓는가?”2. 함께 걷기『모비 딕』의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화자인 이슈메일은 삶에 권태를 느끼고 고래잡이 배인 피쿼드호에 승선한다.그는 곧 선장 에이해브(Ahab)*..

《죄와 벌》 – 죄의식, 구원, 그리고 인간 내면의 지옥

📚 책으로 걷는 시간 ㉙ 1. 걷기 전에 – 깊고 어두운 곳으로 걸어 들어가기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은 고전 중에서도 유독 무겁고도 깊은 이야기입니다.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가난한 대학생입니다.그는 세상의 모순과 불합리 속에서 고민하다가,“위대한 인간은 법을 넘어설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물음 끝에도덕과 법을 넘는 살인을 저지릅니다.이야기는 살인에서 시작하지만, 그 핵심은 내면의 고통과 죄의식, 인간 구원에 관한 고찰입니다.2. 라스콜리니코프 – 천재인가, 범죄자인가라스콜리니코프는 단순한 범죄자가 아닙니다.그는 니체의 ‘초인 사상’에 영향을 받은 듯,위대한 인물은 '하찮은 인간' 하나쯤 죽여도 괜찮다는 착각에 빠집니다.그가 살해한 대상은 고리대금업을 하는 노파.“그런 인간은 사회의 해악이다”라는 ..

《노인과 바다》 – 인간은 패배할 수는 있어도, 무너질 수는 없다

📚 책으로 걷는 시간 ㉘ 1. 걷기 전에쿠바의 따사로운 햇살과 바다 내음을 머금은 작은 마을, 그곳에 한 노인이 산다.그는 84일 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했다.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노인의 이름도 생략한 채,인간이라는 존재가 고독 속에서도 어떻게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가를 그린 작품이다.노인은 가난하다.늙었고, 외롭다.하지만 바다로 나아가고, 싸우고, 끝까지 돌아온다. 📌 나는 이 소설이 말하는 ‘승리’란 무엇인가, 처절히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2. 마음에 남은 문장“인간은 패배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어도, 패배하지는 않는다.” 이 문장은 《노인과 바다》를 통틀어 가장 유명하면서도 가장 깊이 있는 선언이다.노인은 커다란 청새치와 3일 동안 외롭게 싸운다...

《유토피아》 – 이상과 현실 사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 책으로 걷는 시간 ㉗1. 걷기 전에‘유토피아(Utopia)’라는 말은 이제 이루어질 수 없는 이상향의 대명사다.그러나 그 단어의 원래 주인은 16세기 영국의 법률가이자 인문주의자, 토마스 모어(Thomas More)였다.《유토피아》는 그가 1516년 라틴어로 발표한 작고 단단한 고전이다.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우리는 이 책 속에서 제시한 세계를 꿈꾸거나, 비웃거나, 혹은 다시 떠올린다.2. 마음에 남은 문장“유토피아에서는 아무도 가난하지 않고,누구도 지나치게 부유하지 않다.” 토마스 모어가 꿈꾼 세계는 단순했다.누구도 굶주리지 않고, 모든 이가 일하고, 모두가 서로를 돌보는 세계.그는 사유재산을 폐지하고, 모든 물건을 공동창고에서 나눠 가지는 공동체 사회를 상상했다. 📌 이 문장은 오늘의 자본주의 현..

《인간 없는 세상》 – 사라진 인간, 살아난 지구

📚 책으로 걷는 시간 ㉖1. 걷기 전에‘만약 내일, 우리가 모두 사라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앨런 와이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은 이 단순하면서도 충격적인 질문에서 시작된다.책은 문학도, SF도 아니다.엄격한 과학적 리서치와 생태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인간 없는 세계에서 벌어질 지구의 미래를 실감 나게 그려낸 논픽션이다.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인간은 과연 지구에 꼭 필요한 존재일까?"2. 마음에 남은 구절“우리가 사라진 다음 날부터,도시의 지붕은 무너지기 시작하고콘크리트 사이로 나무가 자라며자연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돌아온다.” 문명의 찬란한 상징인 고층 빌딩과 지하철, 플라스틱과 전력망, 모두가 인류의 손길이 멈추는 순간부터 천천히, 그러나 돌이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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