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으로 걷는 시간 ⑮
1. 걷기 전에
“정의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우리는 정의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지만, 막상 정의로운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말하지 못한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이 질문을 깊고 치열하게 사유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정의, 자유, 권리, 공공선 같은 개념들이 철학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인 예시와 고전 철학을 통해 보여준다.
2. 마음에 남은 문장
"정의로운 사회는 단지 절차가 공정한 사회가 아니라,
좋은 삶이 무엇인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사회다."
정의는 단순히 룰을 지키는 문제가 아니다.
샌델은 말한다.
‘좋은 삶’에 대한 공통의 기준이 있어야 진정한 정의가 가능하다고.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과연 우리는 지금 ‘좋은 삶’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는가?
각자의 정당함만 내세우고 공동체적 기준은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가?
3. 책과 나의 대화
샌델은 책의 서두에서 트롤리 딜레마를 소개한다.
기차가 다섯 명을 향해 달려오고 있고,
선을 바꿔서 한 사람을 희생하면 다섯을 살릴 수 있다면, 과연 그 선택은 ‘정의로운가’?
이 단순한 사고 실험은 우리의 도덕 감정을 정면으로 흔든다.
우리는 효율을 선택해야 할까?
아니면 인간의 존엄을 지켜야 할까?
이 책을 통해 나는 그저 ‘옳은 쪽’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생각하고 균형을 고민하는 태도가 정의를 향한 여정임을 깨달았다.
4. 정의의 세 가지 기준
샌델은 정의를 설명하며 세 가지 주요 관점을 소개한다:
⚖️ 1) 공리주의 (최대 행복 추구)
- 대표 사상가: 벤담, 밀
- 행위의 결과가 중요하며,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행복을 주는 것이 정의다.
- 단점: 개인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
🏛 2) 자유주의 (자율성과 권리 중심)
- 대표 사상가: 칸트, 롤스
-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하며, 각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 정의다.
- 단점: 사회 전체의 선과 충돌할 수 있다.
🌿 3) 공동체주의 (공공선의 추구)
- 대표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
- 정의는 공동체의 목적과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것이 ‘좋은 삶’인가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 장점: 실질적 연대 가능.
- 단점: 다양성을 억누를 위험도 있음.
5.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
《정의란 무엇인가》는 철학 책이지만 현실을 관통하는 힘이 있다.
- 대입 정시/수시 논란
- 부동산 양극화
- 공정성과 특권
- 세금과 복지 문제
- 혐오와 표현의 자유
이런 문제 앞에서 우리는 늘 “정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러나 샌델은 묻는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당신은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추게 된다.
6. 토론과 참여의 정의
샌델은 하버드 강의에서 학생들과 끊임없이 토론한다.
답을 내리는 것보다 고민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정의란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에서 서서히 다듬어져야 한다.
7. 다음 걸음을 준비하며
《정의란 무엇인가》는 내가 그동안 쉽게 말하던 ‘공정’과 ‘권리’, ‘자유’라는 말들이 사실은 무겁고 복잡한 것임을 알려주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더 이상 ‘정의’를 간단히 말하지 않기로 했다.
정의란 매 순간 선택 앞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가,
무엇을 지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끊임없는 도덕적 실천의 여정이다.
오늘도 나는 걷는다.
답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더 정직하게 품기 위해서.
그것이, 내가 정의롭게 살 수 있는 작은 첫걸음이니까.
📌 태그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정의, 공정, 자유와 권리, 철학 에세이, 공동체주의, 디지털 나그네, 감성 독서, 책으로 걷는 시간
'🧭 Life > 책으로 걷는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 2041》 –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인간적인 질문 (2) | 2025.05.15 |
---|---|
《연을 쫓는 아이》 – 죄책감, 용서, 그리고 다시 날리는 희망의 연 (0) | 2025.05.14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희망과 투쟁 (1) | 2025.05.13 |
《총, 균, 쇠》 – 인류 문명의 불평등을 탐구하다 (0) | 2025.05.11 |
《금강경》 – 깨달음의 본질을 찾는 여정 (0) | 2025.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