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회랑은 고요했다.아니, 고요함을 가장한 어떤 거대한 의식의 숨결이 느껴졌다.빛으로 이루어진 문을 지나자, 세상의 이면처럼 펼쳐진 공간이 아렌과 레나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천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았고, 벽은 별빛처럼 반짝이는 문자들로 덮여 있었다.그 문자는 아렌이 어릴 적부터 꿈속에서 본 형상과도 같았다.“…여긴 현실이 맞을까?”레나의 목소리는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신화 속에만 존재한다는 곳이었어.신들이 인간에게 계율을 전달하던 곳.여기서, 최초의 계약이 맺어졌다고 했지.”아렌은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그때, 발밑의 문양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했다.그리고 회랑의 중심, 하늘에서 빛으로 된 형체 하나가 천천히 내려왔다.“인간의 자손이여.”그 존재는 형체가 없었다.빛과 그림자가 교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