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드 2

제36장. 진실을 겨눈 눈

지아드가 도착했을 때, 린벨 성은 이미 전운으로 물들어 있었다.병사들은 각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었고, 경비병들은 긴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확인하고 있었다.지아드는 그런 긴장감 따위에 개의치 않는 듯 당당하게 회랑을 걸었다.그의 망토 끝은 흙먼지를 스치며 흔들렸고, 그 눈빛은 얼음처럼 날카로웠다. 아렌은 밀실의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린벨 백작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지아드를 맞이했다. “지아드. 이 시각에 직접 오다니 무슨 일이지?”“백작님께 보고드릴 사안이 있습니다.” 지아드는 예를 차렸지만, 그 자세는 결코 굽혀지지 않았다.“신전이 불탔고, 불길한 방문자들이 도착했으며… 이안 경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린벨에 오셨습니다.” “그렇다네.”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제35장. 배신의 그림자

린벨 백작의 손에서 사라진 빛은 방 안에 묵직한 침묵을 남겼다.그가 진실을 마주한 순간,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무너졌고 또다시 세워졌다는 것을 아렌은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그 고요한 순간 뒤로, 귓가에는 여전히 벽 너머에서 들려온 속삭임의 잔향이 아른거리고 있었다.린벨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벽으로 다가갔다.그는 손을 대고 한참을 침묵했다가, 곧 돌아서며 말했다. “우리가 방금 공유한 진실은 이 공간을 넘어서는 무게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누군가의 권력을 위협하죠.그리고… 내 궁 안엔 그 권력을 쥐고 싶은 자도 있습니다.” “지아드,”이안 경이 낮게 말했다. “그는 내게 충성해왔지만, 동시에 나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린벨은 시선을 낮추며 중얼거렸다.“그는 이미 움직이고 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