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드가 도착했을 때, 린벨 성은 이미 전운으로 물들어 있었다.병사들은 각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었고, 경비병들은 긴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확인하고 있었다.지아드는 그런 긴장감 따위에 개의치 않는 듯 당당하게 회랑을 걸었다.그의 망토 끝은 흙먼지를 스치며 흔들렸고, 그 눈빛은 얼음처럼 날카로웠다. 아렌은 밀실의 한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린벨 백작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지아드를 맞이했다. “지아드. 이 시각에 직접 오다니 무슨 일이지?”“백작님께 보고드릴 사안이 있습니다.” 지아드는 예를 차렸지만, 그 자세는 결코 굽혀지지 않았다.“신전이 불탔고, 불길한 방문자들이 도착했으며… 이안 경까지 예상보다 빠르게 린벨에 오셨습니다.” “그렇다네.”백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