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드가 무릎 꿇은 제단 위, 빛은 서서히 가라앉아갔다.벨루미아의 꽃잎은 이제 잔잔한 파동만을 남긴 채 아렌의 손 안에서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고요함 속에서 모든 이들이 침묵했다.단 한 사람, 지아드마저도 말이 없었다.그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자신이 마주한 진실의 조각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떨고 있었다.린벨 백작이 제단으로 다가섰다.그의 발소리는 무겁고, 말 한 마디 없이 제단 앞에서 멈춰섰다. 백작은 지아드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당신은 권력을 좇은 것이 아니라, 진실을 왜곡할 도구로 만들려 했소. 그 욕망이 결국 당신을 무너뜨린 거요.” 지아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눈동자에는 혼란이 가득했고, 마치 자신의 삶 전체가 뒤집힌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했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