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바람은 말보다 많은 위로를 준다.그날, 시화방조제를 따라 달리던 어느 오후도 그랬다.강한 햇살은 아니었지만 부드럽고 따스한 빛이 등을 가볍게 두드렸고, 이따금 스치는 시원한 바람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목적지가 딱히 필요 없던 날이었다.마음이 먼저 가 닿은 곳은 시화나래휴게소였다. 바다인지 호수인지 알 수 없는 넓은 물가에, 둥근 달 모양 전망대가 떠 있는 풍경. 자동차에서 내리는 순간, 기분이 달라졌다. 이유 없이 웃음이 났다.☀️ 햇살과 바람이 만든 풍경시화나래호 위로 불어오는 바람은 도시와는 결이 달랐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고, 마치 사람의 손처럼 다정했다. 벤치에 앉아 잠깐 눈을 감았는데, 마음속 쌓인 먼지 같은 피로들이 스르르 녹아내렸다.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는 이들,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