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지금… 우린 어디로 가야 하지?”레나의 목소리는 떨렸다.칼릭의 고백 이후, 신전 내부는 말할 수 없이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그가 남긴 석판의 메시지는 단순한 진실을 넘어선 신들의 금기를 건드리고 있었다.아렌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석판 앞에 섰다.그 위에 새겨진 고대 문자는 마치 살아 있는 듯, 아렌의 시선을 붙잡았다.『진실은 선택을 요구하고, 선택은 희생을 요구한다.』“이건… 신이 남긴 경고야.”아렌이 중얼였다.레나가 그의 옆에 섰다.그녀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슬픔이 담겨 있었지만, 그 너머에는 결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칼릭이 말한 것처럼… 신들이 우리 운명을 조종하고 있었다면,그걸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게 옳은 걸까?”“하지만,” 아렌이 말했다. “진실을 알았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