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책로 2

⛰️ 바람을 따라 넘다, 한계령의 봄

한계령.이름부터가 한계(限界)와 같아서 언제나 조금은 긴장하며 마주하게 되는 길이다.하지만 봄의 한계령은 달랐다.쏟아질 듯 푸른 하늘 아래, 산의 능선은 날카롭기보다 부드러웠고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은 조용히 몸을 틀고 있었다.나는 그 길 위를 걷고 있었다.목적지는 없었고, 다만 걸음마다 눈앞의 풍경이 바뀌는 것이 좋았다.한계령을 넘는다는 건, 어쩌면 자신의 안쪽을 지나가는 일일지도 모른다.고요함 속에서 마주한 웅장함 한계령은 설악산의 백미 중 하나다.자동차로 지나쳐도 감동이고, 도보로 오르면 더 깊은 감정이 다가온다.길 옆으로 펼쳐진 바위 능선은 멀리서 보면 거친 파도처럼 솟아 있고,가까이에서 보면 오래된 시간의 주름처럼 느껴진다.사진으로 담긴 풍경 속에서, 나는 가장 먼저 그 투명한 하늘이 기억났다.흰..

🚗 여행 2025.04.20

⛰️ 안개 속을 걷다, 설악산 흔들바위와 봄 벚꽃 여행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산에 오른다는 건 조금 특별한 결심이 필요하다.흙은 젖고, 공기는 무겁고,무릎을 꺾는 경사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나를 시험한다. 하지만 설악산은 그런 하루를 가볍게 안아준다.흔들바위로 향하는 길은 고요했고,흐린 안개와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은산이 나에게 건네는 인사 같았다. 흔들바위, 그 고요한 힘 설악산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흔들바위.이름처럼, 손으로 밀면 흔들리지만수천 년을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바위. 누군가 말했다.“이 바위는 흔들리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그 말처럼, 흔들바위 앞에 서면자신의 마음 한쪽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안개 낀 날의 흔들바위는 더욱 인상 깊었다.회색빛 바위 위로 피어난 분홍빛 벚꽃은마치 시간의 틈에서 피어난 기억처럼 보였다.조용했..

🚗 여행 2025.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