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이름부터가 한계(限界)와 같아서 언제나 조금은 긴장하며 마주하게 되는 길이다.하지만 봄의 한계령은 달랐다.쏟아질 듯 푸른 하늘 아래, 산의 능선은 날카롭기보다 부드러웠고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은 조용히 몸을 틀고 있었다.나는 그 길 위를 걷고 있었다.목적지는 없었고, 다만 걸음마다 눈앞의 풍경이 바뀌는 것이 좋았다.한계령을 넘는다는 건, 어쩌면 자신의 안쪽을 지나가는 일일지도 모른다.고요함 속에서 마주한 웅장함 한계령은 설악산의 백미 중 하나다.자동차로 지나쳐도 감동이고, 도보로 오르면 더 깊은 감정이 다가온다.길 옆으로 펼쳐진 바위 능선은 멀리서 보면 거친 파도처럼 솟아 있고,가까이에서 보면 오래된 시간의 주름처럼 느껴진다.사진으로 담긴 풍경 속에서, 나는 가장 먼저 그 투명한 하늘이 기억났다.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