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계율을 깨다》

제17장: 신들의 성소

digital-nagane 2025. 3. 21. 09:42

제17장: 신들의 성소

 

아렌과 동료들은 천천히 새롭게 열린 황금빛 계단을 올라갔다.

신전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공기는 더욱 신비롭고 차가워졌다.

마치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다른 차원과 연결된 것 같아.”

레나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의 손끝이 희미하게 떨렸다.

칼릭이 주변을 경계하며 말했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 우리가 단순한 신전이 아니라, 신들의 성소에 들어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

 

아렌은 벨루미아를 바라보았다.

꽃은 강한 빛을 발하며 그들 앞길을 비추고 있었다.

 

빛이 더욱 강렬해질수록, 신전의 문양이 반응하는 듯 부드럽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계단을 완전히 올라서자, 거대한 원형의 방이 나타났다.

중앙에는 떠 있는 거대한 구체가 있었고, 그 표면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신비한 문양을 만들었다.

 

“도달했구나.”

 

어디선가 신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는 단순한 환청이 아니었다.

방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 공기가 떨리며 파동이 퍼져나갔다.

 

“이제 무슨 시험이 남은 거지?”

칼릭이 낮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중앙의 구체가 강렬한 빛을 발하며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벽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동시에 빛을 내며, 공간 자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성소에 들어온 자여. 신들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마지막 문을 열어라.”

 

아렌은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벨루미아가 더욱 강한 빛을 내뿜으며, 방의 중앙으로 그를 이끌었다.

구체에서 나온 빛이 벨루미아의 빛과 합쳐지며, 마치 두 개의 힘이 공명하는 듯했다.

 

레나와 칼릭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무엇을 해야 하지?” 레나가 물었다.

 

아렌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 문은 단순한 힘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야. 신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의 바닥이 흔들렸다.

빛이 강하게 일렁이며, 새로운 길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곳으로 가야 했다.


그들이 앞으로 나아가자, 방 안의 공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공간 자체가 꿈틀거리며 새로운 구조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전 내부의 벽은 신비한 문자로 덮여 있었고, 그 문자는 스스로 빛을 내며 형태를 바꾸고 있었다.

 

칼릭이 조용히 말했다.

“이게 신들의 성소라면, 여기에 신들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도 있어.”

 

레나는 벽면을 살펴보다가 손가락으로 빛나는 문자를 가리켰다.

“이건 단순한 문자가 아니야. 무언가를 기록한 것 같아.”

아렌도 가까이 다가가 문자를 살폈다.

처음에는 알아볼 수 없었지만, 벨루미아의 빛이 닿는 순간 문자가 형체를 바꾸며 의미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신들의 법은 영원하나, 인간의 길은 선택할 수 있다.”
 “신의 계율을 깨뜨릴 자, 신들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이건… 신들이 우리에게 남긴 경고인가?”

아렌이 중얼거렸다.

그때, 방의 중앙에서 또 한 번 강렬한 빛이 번쩍였다.

떠 있던 구체가 완전히 빛으로 변하며,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인간의 모습이었지만, 신들의 기운이 서려 있었다.

 

“신을 거스를 것인가?”

 

그들은 대답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