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신전의 시험
제12장: 신전의 시험
거대한 석문이 열리며, 고대 신전의 내부가 드러났다. 희미한 빛이 천장 너머에서 쏟아져 내려 돌바닥을 비추고 있었다. 벽면에는 신비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곳곳에 부서진 기둥과 먼지가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봉인된 장소처럼, 신전 내부는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이곳이… 황금 신전의 내부인가.” 아렌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레나는 벽을 따라 걸으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수백 년은 된 것 같아. 하지만 아직도 신들의 기운이 남아 있어.”
칼릭과 그의 전사들은 신전의 규모에 압도된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귀족들이 이곳을 찾지 못한 이유가 있겠지.”
그 순간, 벨루미아가 희미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경고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잠깐.” 아렌이 말했다. “이곳, 뭔가 이상해.”
레나가 멈춰 섰다. “무슨 뜻이야?”
아렌은 신전의 바닥을 바라보았다. 바닥 곳곳이 정교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지만, 일부는 유난히 색이 바래 있었고, 균열이 보였다.
“발판이…” 그가 말하기도 전에, 한 전사가 무심코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 순간, 바닥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뒤로!” 칼릭이 소리쳤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바닥의 균열이 순식간에 넓어지더니, 돌판이 무너져 내렸다. 전사는 중심을 잃고 아래로 추락했다.
“아악—!”
그의 비명소리가 아래로 사라졌고, 이어 거대한 돌덩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레나가 이를 악물었다. “이 신전 자체가 함정이었어.”
아렌은 벨루미아를 더욱 단단히 쥐었다. 꽃은 계속해서 빛을 내며 바닥의 일부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 길을 따라가야 해. 여기만이 안전해.”
칼릭은 아렌을 바라보았다. “확신할 수 있겠어?”
아렌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벨루미아가 가리키는 곳을 믿어야 해.”
그들은 조심스럽게 빛이 가리키는 경로를 따라갔다. 조금만 실수하면 다시 바닥이 갈라질 것이었다. 하지만 아렌의 감각이 그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한참을 걸은 후, 그들은 넓은 공간에 도착했다. 중앙에는 거대한 석상이 세워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무언가 빛나는 것이 있었다.
“저건…”
아렌이 한 걸음을 내디디려는 순간, 신전 전체가 다시금 흔들렸다.
이제, 그들을 시험하는 것은 바닥의 함정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