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꽃은 사라졌고,
바람이 스쳐 간 자리엔
고요한 봄의 온기만이 남아 있었다.
며칠 전만 해도
하늘을 가릴 만큼 피어났던 벚꽃들.
사진 속엔 여전히 찬란하지만,
현실의 거리는 이제 조금 비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빈 풍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바람이 걷어간 것들
꽃잎은 떨어지고
거리엔 초록이 다시 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벚꽃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의 구석 어딘가에
흩날리는 장면으로.
그리고 나는, 그날의 나를 떠올렸다.
사진을 찍던 순간,
가만히 머물러 꽃을 올려다보던 표정,
함께 걷던 사람의 옆모습까지.
이제는 걸음이 느려지는 거리
꽃이 진 자리에선,
걸음이 느려진다.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도 줄고,
대신 멈춰서 듣게 된다.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아직 완전히 지지 않은 몇 송이의 인사.
그 골목은 여전히 꽃의 기억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여운은,
내 하루를 더 깊게 만들었다.
디지털 나그네의 감성 한 줄
꽃이 피어 있는 순간보다,
꽃이 진 자리에서 더 많은 것을 느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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